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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편지 - 황동규일기(日記) 2016. 2. 13. 23:25
즐거운 편지
황동규
1.
내 그대를 생각함은
항상 그대가 앉아 있는 배경에서
해가 지고 바람이 부는 것처럼
사소한 일일 것이나,
언젠가 그대가 한없이 괴로움 속을 헤매일 때에오랫동안 전해오던 그 사소함으로
그대를 불러 보리라.
2.
진실로 진실로,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까닭은
내 나의 사랑을 한없이 잇닿은
그 기다림으로 바꾸어 버린 데 있었다
밤이 들면서 골짜기엔 눈이 퍼붓기 시작했다
내 사랑도 언제쯤에선 반드시 그칠 것을 믿는다
다만 그 때 내 기다림의 자세를 생각하는 것뿐이다
그 동안 눈이 그치고
꽃이 피어나고
낙엽이 떨어지고
또 눈이 퍼붓고 할 것을 믿는다.'일기(日記)'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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