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해보면 이상한 것들 - 아파트 선분양 후시공

생각해보면 이상한 것들 - 아파트 선분양 후시공

제가 지금부터 기똥차는 물건을 하나 만드려고 하는데요. 미리 견본을 보여 줄테니 돈을 미리 내세요. 돈을 미리 내시면 제가 물건을 만들어 드릴께요. 제품의 가격은 크기별로 차이가 있지만 보통 2억에서 10억까지 다양합니다. 라고 한다면 과연 누가 살까? 그것도 그냥 물건도 아니고 우리가 들어가서 살아야 하는 집을 그렇게 먼저 돈을 받고 분양한 다음 짓어서 파는 나라가 우리나라다. 

당연히 그렇게 하고 있기에 이게 당연한줄 알고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이렇게 따져 생각해보면 말도 안되는 이야기이다. 게다가 미리 보여준 견본과 달리 부실로 만들어진 아파트도 수두룩하다. 왜 이렇게 아파트를 선분양 후시공하고 있는 것일까?

이 선분양 후시공 정책은 한마디로 나라에서 건설사에 주는 특혜다. 단순한 특혜가 아니라 완전 땅짚고 헤엄치기다. 

건설회사는 아파트를 지을 땅만 마련하면 돈이 없이도 아파트를 지을수 있다. 물론 그 땅 또한 일반 국민이 제돈 다 주고 사는 땅이 아니다. 보통의 대단지 아파트는 농지나 개발제한 지역을 용도변경해서 아파트를 지을수 있게 허용해준 땅들이 수두록하고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은행권에서 대출을 받아 사는 경우가 대부분이기에 그다지 큰 돈이 안들수도 있다. 그렇게 구입한 땅에 아파트를 짓기도 전에 나눠서 돈을 받고 분양후 아파트를 시공하는것이니 이보다 더 쉬운 장사가 있을까?

선분양 후시공으로 아파트를 짓게 된 이유

그럼 왜 이런 정책이 시행되게 되었을까? 그건 예전 아파트도 집도 많이 부족하던 시대에 살 집을 늘리기 위해서 그렇게 할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건설사들이 돈이 없으니 미리 지어 놓고 아파트를 팔라고 하면 당연히 미리 지을 여력이 부족했던 것이다. 그래서 지금과 같은 선분양 후시공의 특혜를 준것인데, 지금은 집이 모자르지 않는다. 지금은 집이 넘쳐난다 그렇기에 이런 정책은 필요하지 않는다고 볼수 있다. 

선시공 후분양으로 바꿔야 하는 이유

지금 아파트를 분양 받으면 중도금 같은 경우는 무이자로 대출을 해주기도 하는데 이 또한 국민을 위함이라기 보다도 건설사를 위함이고, 건설사가 떠 안아야 하는 부채를 그 아파트 입주자에게 나눠 떠안게 하는것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지금 한참 문제가 되고 있는 부실 시공 아파트 문제 또한 선시공 후분양을 하면 완전히 해결될것이고, 건설사의 부도 또한 줄어 들것이다. 생각을 해보자. 건설사에서 아파트를 다 지어서 분양을 해야 한다면 부실시공이 있을수가 없다. 부실한 시공을 한 아파트는 분양이 안될것이기에 아마도 지금의 수백배는 신경을 써서 지을것이다. 그리고 어차피 처음부터 자금력이 안되는 건설사는 공사를 못할것이고 그럼 무리한 투자를 하지 않을테니 건설사 부도 또한 줄어들것이다. 또 마지막으로 전세난 속에 자금이 집에 묶인 실수요자들에게도 유리할수 있다. 그들의 경우 선시공후 분양하는 아파트는 분양후 몇달안에 바로 들어갈수 있기에 선택의 폭을 넓힌다고 할수도 있게 된다. 

선시공 후분양하면 아파트 가격이 오를것이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으나 실제 선시공 후분양을 하면 실제 필요한 실수요자들 위주로 분양이 될것이기에 거품이 꺼져 아파트 가격이 오히려 내려갈것이라 생각한다. 

정부는 이제 필요하지도 않는 그저 건설사에게 주는 특혜를 거둬들여야 한다.